굉진

게으른 젊음을 소비하는 방법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인간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저 늘 탐구해 왔고 지금도 탐구하고 있다. 다만 이제는 별이나 책에서 해답 찾기를 그만두고, 내 몸안의 피가 속삭여 알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

<데미안> 서문 中에서

해답 찾기에 열중하던 시대는 끝나간다. 자신의 것을 찾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질투에 목이 아려오기도 하고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설렘은 보통 좋아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을 볼 때 느껴진다. 좋아하는 것을 마구마구 이야기하면서 그것에 매료된 그들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는.. 갖고 싶고 나도 소비하고 싶다.

이룩한 것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잡기가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도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리송하고 어지럽다. 부지런한 젊음을 가지고 싶어도 쉽게 나약해지는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운 것 같다. 여러 도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으니 하나하나에 응하는 것이 우선이겠지?

게으른 젊음을 올바르게 소비하는 방법! 전혀 알지 못하다. 원래부터 따라쟁이인 나는 삶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도, 따라해도 맞지 않는다. 핏이 이상한 옷을 입는 것처럼 어색하기 짝이 없다. 누가 이미 지나온 길을 다시 걷는 방법밖에 모르고 지나온 길을 다시 바라보는 미련 가득한 사람이다. 도전하고 좋아하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

언젠가 대담해지는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잔뜩 섹시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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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레이지 퍼슨 — Jun 21, 2024:

    굉진님만의 잔뜩 섹시해지는 과정은 어떠할 지 ‧ ‧ ‧ . ♥︎

    젊음 안에서 자유로이 헤엄치다 힘이 떨어질 땐 잠수도 했다가 어쩌다 마주친 사랑에 허우적대면서 이 아까운 생이 흘러간다는 사실조차 잊은 채 어렵게 어렵게 살아가고 싶네요.

  2. 아무개 — Jun 23, 2024:

    오랜만이야 굉. 반가워!

    솔직한 글을 보고 덕분에 생각하는 하루를 시작해.

    세상 사람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섹시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그 모든 사람들의 솔직한 인터뷰에는 부끄럽다는 말이 훨씬 많아. 그리고 화려한 겉모습에 비해 별 볼 일 없는 알맹이를 들킬까 걱정하는 사람이 더 많고 말야.. ㅎㅎ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따라쟁이들이라서, 좋아 보이는 것, 근사해 보이는 것, 편해 보이는 것 등(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감정을 일으키는 것)을 따라 입어보고 비교하고 그러다 본인의 것을 찾는 거지.

    다양한 멋진 것들을 따라 입어 보며 굉에게 맞는 옷을 하나씩 찾아가고 그러면서 굉의 것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 우리 같이 여러 인생을 입고 벗고, 그러고 마음에 들면 간직하자. 굉이 책장을 정리하듯, 인생의 옷장도 정리하며 빈 공간을 만들고 그 곳에 마음에 드는 것들로 채워 넣을 수 있길!

    아아! 얼마나 대담해질 굉이 기대된다. 젊음을 올바르게 소비하는 방법!!! 혹시 알게 되면 꼭 나에게도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