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진

안부인사

다들 잘 지내시나요?

저는 사랑에 대한 생각을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어김없이 사랑을 말하는 올해네요.

사랑에도 종류가 있지 않습니까? 제가 배운 사랑은 친절함, 배려, 등의 말랑한 말들이었어요. 제 어머니와 조부모님께서 알려주신 사랑은 순수함과 결백함, 걱정어림 같은 것들이었거든요.

친절함은 큰 바다가 되기도 하고, 날카로운 폭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어른이 되는 과정은 그런 것 같아요. 평화로운 순간은 언제나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요.

사랑에 대해 생각할 땐 (저는 여전히 어른이 아닌지) 제가 주고 받은 것들에 대해 머리에 힘을 많이 줍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주기만 하는 사랑을 목격했습니다. 심지어 제것도 아니예요. 그런 목격들이 저를 더 어른으로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겸손해지려고 하고 있어요. 저는 제가 대단한 사랑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스스로만 사랑했던 것 같아요.

세상은 제가 생각한 것보다 날카로웠고, 저는 그동안 너무나 오만했습니다. 재능이라고 여겼던 것들은 길가의 돌멩이나 나뭇잎, 개미 등이 되고, 저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에만 8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스무 살 이전에는 노는 데에만 바빴지요)

제게 주어지는 애정은 허투루 오는 것이 아니라고. 세상을 배울 여유가 드디어 생긴 것이겠죠.

삶은 행복의 덩어리가 아닌 빈곤과 비난, 불신과 결핍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요. 그래서 더욱더 애정과 부드러운 것이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것을 굳게 믿게 되었습니다.

많은 것들을 놓친 것만 같아요. 삶, 가족, 친구들, 저까지요.

자기검열의 시간이 길었네요. 놓친 것들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고, 더욱더 건강하고 단단하게 마음을 다잡으며 하루를 또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이 여러분을 치유하길 바라면서, 다음에 또 안부 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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