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터
좋아하는 음료를 코스터에 올려 마시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진다. 웃다가 방귀를 뀌는 이가 말했다. 마법은 멀리 있지 않다. 가까이 그보다 옆에. 손가락으로 가장 작은 네모를 만들면, 그 가장 작은 네모만큼의 마음을 전달하는 척하며 사실은 거대한 마음을 받게 되는. 아꼬운 것에 마음껏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니. 이것을 느끼게 만들어준 사람도, 이를 알아차릴 수 있다는 나도, 재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 다시 또 내심 기분이 좋아지는..
끝맺지 못한 말 "단정 짓고 싶진 않은데~...(위로?안도?당부?응원?사랑?우정?? 뭘까,,?)"
키워드 노래 제시 게임을 정말 못하는 이가 해주는 말을 놓쳤다. 들어야 하는 마음인데 전화가 오느라 못 들었던, 공기 중에 사라져 버린, 그 아쉽고 아까운 단어의 방울들을 모아 고이고이 마음에 담아두고 싶었는데. 다음이 기다려지게 하는 장치였을까? 아니면 그 이가 하려던 말 외에 모든 것이 응원으로 다가오도록 문을 힘껏 두드리던 행동이었을까? 구름을 만지는 것 같아, 아련해진다.
세이노의 가르침이 아닌, 노 세이 고통(재치를 위해 문법은 버린다)
아직 한 쪽도 안 읽었다. 내가 입으면 허름한데 얘가 입으면 세련된 치사한 '얘'가 빌려주었다. 이 '얘'가 빌려준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의 책 소개 글에서 갑자기 영감(삘=Feel)을 받아 이 post를 쓰게 됐다. (갑자기 쓰는 이유 또 있음) 작가는 '마리아 투마킨'으로 89년에 10대였다고 한다. 심장이 두근두근 설렌다. 내가 역사를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했던가? 민족의 개싸움과 열정을 읽을 때면 가슴 한쪽이 뜨끈해진다. 마치 정말 맛있는 들깨 수제비나 베지근하게 우린 설렁탕을 먹은 느낌이 든다. 개싸움은 깊숙이서 한을 데려오고 열정은 입술을 코에 붙이며 그들의 열기와 나를 동기화시킨다. 마리아 투마킨의 10대이든 그의 청춘이나 중년, 그리고 노년기, 노화 등 시대는 상관없다. 대단한 발명품인 언어 덕분에 그 시대의 사람이 우리에게 말을 건다. 아니, 내가 말을 걸렸다?!(?) 그냥 단순히 말하자면 00년대에 청년이었을 그와 대화를 나눌 수 있음에 기뻐하고 있다.
옹졸한 깨갱카와 웅장한 밍카
쉽게 제주도 반대편을 간다는 것은 사실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아니게 된 것일까. 처음에는 멀리 가고 싶다고 느꼈는데, 요즘은 사고 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든다. 오만한 마음이 사그라들며 더더 가슴을 졸이게 된다. 사그라든 마음은 분노가 채워주었다. 답답한 차 안의 환경이, 그리고 혼자 있다는 안도감이 깨갱카의 분노를 더더 보여준다. 예쁜 말을 하자, 그리고 밍카를 생각하자. 옹졸해지지 말자. 어디든 갈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목적지의 선택이 더 쉬워지는 그 밍카를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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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만함을 안겨주는 아늑한 아지트를 만드는 방법은 꽤 간단하다. 좋아하는 음료를 코스터에 얹고, 끝맺음 없었던 그 말을 곰곰 생각하다 그 빈칸에 긍정적인 말을 대충 끼워놓고, 노 세이 고통을 조금씩 살펴보며 마리아 선생님과 일방적인 대화를 하다가 옹졸한 깨갱카를 끌고 나간다. ... 간단하지 않은가? 몰라, 그게 아지트지 뭐.
이 글을 쓰고 있는 이유는 그냥 보고 싶어서이다. 만나서 우리가 무슨 말을, 쓸데없는 말이든, 유익한 말이든, 욕이든, 노래든 어떤 것을 나눌지에 상관없이, 새벽이 오기 전에 보고 싶은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글을 쓴다. 쓰고 올리고 자고 졸린 눈을 껌뻑이다 보면 아지트의 목적지가 어딘지 생각이 나겠지. 그럼 오늘도 굿나잇
굉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아까워. 고로 굉은 나에게 심히 소중한 존재인 것 같아. 보고싶은 사람의 글이라 기쁘다! 굿나잇 굉 !
너의 목적지가 어디든 ~ 지구 반대편이라도 너가 있다면 밍카의 행선지는 이미 정해진듯해 . 그 아지트 속에 함께하는 사람 중 한명이 내가되길 너의 소중한 아지트에 나를 초대해주겠니 ? ♡